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방식의 핵심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있습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명시적으로 프로그래밍되지 않고도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을 수행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우리가 앞서 살펴본 빅데이터가 인공지능의 '식료품'이라면, 머신러닝은 그 식료품을 요리하여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조리법'과 같습니다. 이 조리법은 데이터의 성격과 학습의 목표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분류되며, 각 방식은 인간이 세상을 배우는 다양한 양상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서 해결하려는 문제의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이메일 스팸을 걸러내는 것부터, 수만 명의 고객을 특성별로 묶는 것, 그리고 바둑이나 자율주행처럼 복잡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것까지 그 범위가 넓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성패는 당면한 문제에 가장 적합한 학습 알고리즘을 선택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머신러닝의 3대 핵심 기법인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강화학습의 작동 원리와 차이점, 그리고 실제 활용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기술적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1. 지도학습: 정답(레이블)이 있는 데이터를 통한 정확한 예측의 미학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은 입력값($x$)과 그에 대응하는 명확한 정답($y$, 레이블)이 포함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모델을 훈련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는 학생이 문제와 정답지가 함께 제공된 참고서를 보며 공부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모델은 훈련 과정을 통해 입력값과 출력값 사이의 수학적 상관관계를 파악하며, 학습이 완료되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데이터($x'$)가 주어졌을 때 가장 확률이 높은 정답($y'$)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지도학습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연속적인 수치를 예측하는 회귀(Regression)와 데이터를 특정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분류(Classification)가 그것입니다.
실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사례인 '이메일 스팸 필터링'은 대표적인 분류 문제입니다. 수많은 이메일을 '스팸' 또는 '정상'으로 레이블링 하여 학습시킨 뒤, 새로운 메일의 제목과 본문 특성을 분석해 스팸 여부를 판별합니다. 또한, 과거의 집값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조건의 집값을 예측하는 것은 회귀 모델의 전형입니다. 지도학습의 가장 큰 장점은 예측 결과가 명확하고 정확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사람이 일일이 데이터에 정답을 달아주는 라벨링(Labeling) 작업이 필수적이며, 이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고된 과정입니다. 또한, 훈련 데이터에 너무 과하게 최적화되어 실제 환경에서의 범용성이 떨어지는 과적합(Overfitting) 문제를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결국 지도학습의 성능은 얼마나 양질의 정답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 비지도학습: 정답 없이 데이터 스스로 말하게 하는 통찰의 기술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은 지도학습과 대조적으로 정답(레이블)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데이터 내부의 구조를 탐색하는 방식입니다. 모델에게 무엇이 정답인지 알려주지 않으며, 모델 스스로 데이터 간의 유사성, 차이점, 공통점을 분석하여 숨겨진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내도록 합니다. 이는 해설지 없는 방대한 원서들을 읽으며 스스로 문법과 규칙을 깨우치는 자기 주도적 학습과 같습니다. 비지도학습은 주로 데이터의 본질적인 특성을 이해하거나, 복잡한 데이터의 차원을 축소하여 핵심 정보를 추출하는 데 사용됩니다.
비지도학습의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유사한 특징을 가진 데이터끼리 자동으로 묶어주는 군집화(Clustering)가 있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수천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구매 성향, 접속 시간대 등이 비슷한 그룹을 나누는 '고객 세분화(Segmentation)'가 대표적인 활용 예시입니다. 또한, 수백 개의 변수 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몇 가지만을 추려내는 차원 축소(Dimensionality Reduction) 기법은 대규모 데이터 시각화나 전처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비지도학습의 강력함은 인간이 사전에 정의하지 못한 새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정답을 달아줄 필요가 없어 대량의 로우 데이터(Raw Data)를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경제적 이점도 큽니다. 다만,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도출된 결과가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가치를 갖는지 해석하는 데는 해당 분야 전문가의 주관적 통찰과 도메인 지식이 강력하게 요구됩니다.
3. 강화학습: 시행착오와 보상을 통한 최적의 행동 전략 수립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지도학습이나 비지도학습과는 학습의 철학 자체가 다른 독특한 체계입니다. 특정 환경(Environment) 속에서 에이전트(Agent)라고 불리는 주체가 어떤 행동(Action)을 취하고, 그 결과로 주어지는 보상(Reward)이나 벌점을 통해 점진적으로 '최선의 행동 전략'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이는 아이가 걷는 방법을 배울 때 넘어지며 아픔을 느끼고, 제대로 한 발을 내디뎠을 때 부모의 칭찬을 받으며 걷는 요령을 체득하는 과정과 일치합니다. 강화학습은 데이터 속에 이미 존재하는 정답을 맞히는 수준을 넘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순차적 의사결정 경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갑니다.
강화학습은 주로 자율주행차의 주행 경로 결정, 산업용 로봇의 팔 제어, 그리고 복잡한 게임 인공지능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줍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수만 번의 가상 대국을 통해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수를 찾아내는 훈련을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파고는 인간 기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수를 두며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강화학습의 최대 장점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복잡한 동적 환경에서도 최적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자기 주도성'에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 초기 단계에서는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하므로 막대한 계산 자원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또한, 에이전트가 엉뚱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보상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모델의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까다로운 핵심 난제로 꼽힙니다.
결론: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학습 조합 찾기
머신러닝의 3대 학습 방식은 데이터의 성격과 우리가 도출하고자 하는 최종 결과물에 따라 명확히 다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지도학습은 명확한 정답 예측에, 비지도학습은 데이터의 잠재적 구조 파악에, 그리고 강화학습은 최적의 의사결정 전략 수립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현대의 인공지능 프로젝트는 어느 한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각 기법의 장점을 결합하여 모델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지능의 엔진을 이해했다면, 이제는 이 모든 데이터와 거래 기록이 어떻게 신뢰받는 환경에서 안전하게 보관되고 공유되는지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우리가 NFT와 핀테크에서 잠시 언급했던 기술의 뿌리이자, 중앙 관리자 없이도 데이터의 진실성을 보장하는 미래 보안 기술의 핵심인 [분산 원장 기술: 블록체인 구조와 합의 알고리즘의 이해]에 대해 다음 포스팅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 보겠습니다.